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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례찬

其他分类其他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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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례찬

수필: 남옥란      방송: 서태문

제2회 훈춘 문학의 길―중강자송이문학축제

    민들레는 수수한 풀꽃이다. 기질이 우아하고 몸치레에 신경을 도사리는 멋쟁이 아가씨가 아니다. 하여 비옥한 땅이거나 척박한 땅이거나를 구별하지 않는다.
    담장 밑과 담장 위, 벽체와 바닥사이 틈서리, 손톱만한 땅에도 낙하산을 타고 바람에 날려 온 실 날 같은 씨앗을 접착 시키고 햇빛 찬란한 하늘을 마주하고 출생을 떳떳하게 신고한다.
    사람들은 꽃이 피기전의 민들레를 채소로 선호한다. 맑은 물에 싹싹 씻어내고 와락와락 헹구고는 날것으로 된장에다가 뚝뚝 찍어서 와사삭 와사삭 맛깔나게 잡수신다. 춘곤에 입맛을 잃은 서민들의 밥상에 오르는 최고의 서비스가 아닌가 싶다. 사시장철이 따로 없이 도심에서도 겨우내 찬거리로 밥상에 오르내린다. 비닐하우스에서 재배가 가능하다. 참 세월은 변하였다.
    본초강목에는 아주 오래전에 민들레가 몸에 있는 염증을 제거 한다고 기재 되였다. 하여 약재의 일종으로 치부한다.

    때가 되면 높고 낮은 산과들에 모닥모닥 뛰염뛰염 멋대로 두서없이 꽃을 피운다. 언덕위에서서 굴곡을 이루는 들판을 바라보면 그렇듯 제멋대로 피어난 듯한 민들레꽃들이 자연과 기묘한 조화를 이루고 조용한 밤하늘의 잔잔한 별무리를 지어낸다. 삼태성, 북두칠성, 은하수를 마주하고 있는 듯한 견우직녀성이 가관이다.
    우주의 신비가 대기층을 거울로 대지에 반사된 것이리라. 어디 이 뿐이랴 담장위에 한일자로 피어난 민들레꽃은 아름다운 동화에 등장하는 귀여운 아기 인형집의 악대와 흡사하다. 해님을 바라보고 살짝 웃고 나를 보고도 방그레 예쁜 웃음을 선사한다. 내 아기마냥 귀엽고 사랑스런 그 얼굴을 어루 쓸고 꼭 깨물고 싶다. 작은 것이 귀여운 세상, 병마개를 닮아버린 노오란 민들레꽃아, 네가 있어 내가있고 그것 또한 민생이 한결 풍요로운 삶의 원천이 아닐까? 아, 고맙다.
    민들레의 청춘은 길지 않다. 파아란 비단결 같은 잎새와 노란 꽃, 흰 꽃이 예쁘지만 얼마 안

안가서 흰서리를 떠이고 씨앗을 맺힌다. 꽃 한 송이에 적어도 110개의 비단실 같은 씨앗을 염글군다. 성장한 씨앗들을 바람 따라 세월 따라 지평선 저 끝자락까지 날려가 버린다.
    자식들을 모조리 출가시킨 민들레 엄마는 한생을 고독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밑동 잎이 누렇게 변하고 시들어 버린다. 내 엄마의 삶처럼 나약해 보이고 늘그막 외로움으로 몸살을 앓는다.
    너무 멀리 구름 타고 떠나버린 자식들은 엄마가 아픔으로 몸부림쳐도 뒤돌아 올 줄을 모른다. 그 자식들이 역시나 엄마 민들레의 삶을 살아간다. 봄이면 또다시 제일 먼저 묵은 뿌리에서 새잎을 대지에 내뿜는다. 실증을 모르고 짜증내지도 않는다. 하기에 사람들은 민들레 정신을 숭배하고 찬양하고 흠모한다. 민들레는 자연에서, 자연은 민들레가 있기에 완미한 자연으로 거듭난다. 민들레가 없는 들판과 강역, 대지를 상상해보라. 눈물 나게 슬플 것이다.

    민들레꽃은 다른 꽃들과 우아함을 비기지 않는다. 키꼴이 낮다고 비관하지도 않는다. 불쑥 커져서 뽐내려고 반란하지도 않는다. 가뭄에도 용하게 버티고 장마에도 나름대로 잘 견딘다. 민들레기에 가능한 민들레 생장법칙이다.
    민들레는 이웃들과 자리다툼이나 영역 빼앗기를 모른다. 왕고들빼기, 엉겅퀴, 새초가 왕성한 속에서도 다소곳이 잘 자란다. 다년생 식물이나 일년생 식물이거나를 막론하고 이웃으로 어울려서 평화스럽게 공존한다. 키 높은 나무그늘 아래에서도 영락없이 꽃을 피우고 씨를 날린다.
    우리 민족의 엄마들이 민들레 정신으로 살아가는 게 아니냐고 비겨본다. 품팔이로 돈을 벌어서 자식공부 시키고 나라의 수요라면 목숨보다 귀중한 자식들을 조국에 조건부 없이 바친다. 남편을 섬기고 자식들을 성장시키고 파아란 속잎들을 숙명으로 보살핀다. 아, 민들레 여인, 민들레엄마, 본색을 잃지 않고 억척스레 뿌리내려 성장하는 민들레처럼 그렇게 살아가자. 민들레꽃이 피어나는 산과 들은 더없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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